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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취불귀(不醉不歸) - 허수경

작성자 정혜원  작성일 2007.01.15 21:57 

 

어느 해 봄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던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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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댓글
이희수 : 나 이리 애잔한것이.. 시 때문이었던가.. 음악 때문이었던가.. 다만 한 순간 나 마음을 놓아보냈다. (2007.01.26 19:54) 댓글버튼
이유진 : 좋아서담아간다 (2007.04.20 11:52) 댓글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