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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가족 1

단야 2008. 6. 9. 13:38


3일동안 시청에서 뉴스가 계속 보도 되었는데 무슨 일이 있는건가.
그간 우리 집에는 꼭 나같이 무관심한 정씨 식구들이 놀러왔다.

정씨 식구들이야기를 하자면,,
다들 아빠의 사촌뻘 사람들이다. 아빠는 외아들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외"자가 붙지않는, 사촌 이내의 친족이 없다.
그 중 남자는 정연X 라는 돌림자를 쓰고, 여자들은 정혜X 또는 아무거나 막 쓰는거 같다.
생김새도 다들 비슷비슷하다. MBC 앵커중에 "정연국"이라는 지금 영국특파원 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의 인상을 보면 아빠나 정씨 가족들하고 참 비슷하다.

정씨 가족 중 기억에 남는 먼~작은 할아버지가 계셨다.
몇 번째 할아버지 셨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폐암이셨던가 많이 아프셨고
어릴 때 그 할아버지가 아파트 창문에서 티비를 밖으로 집어던졌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얼핏 나는 거 보니,
치매도 약간 있으셨던 거 같다.

그 할아버지의 자손은 1남 4녀.
막내가 정씨 집안의 아들인 정연X, 누나가 넷인 대가족이었다.
내 기억에 그 가족도 정씨 집안 답게 서글서글한 인상이고, 특히 다른 점이라면 그 집안은 유난히 건강했다.;;
그 가족은 아버지 병수발에 고생도 많이 했고,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부모님 모두를 떠나 보냈다.

여기까지가 나의 어릴 적 기억이다.


어제는, 십 년만이었는데, 그 식구들이 우리 집에 왔다.
십년에서 딱 일년 빠지는 9년 전, 우리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와보고 두 번째라고 했다.


시간이 약이 된 걸까?  내가 생각했던 그 가족의 불행은 이미 저 멀리 날라간 듯,
어제 본 그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고 있었다.
다들 결혼하여 각자의 가족들과 너무나도 행복해 했다.
아파트 45평, 금은방 사장님, 논현동, 작은 아파트 재테크..
대화 중간 줄줄이 나오는 그들의 형편도 참 당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맘껏 자랑해도 될 훌룡히 성공한 남매들인데 뽐내는 말투가 아니었고, 행동도 아니었다.
혜경이는 예전에 어떤 친척분 결혼식에서, 그 남매들이 너무 서로를 챙겨대서 참 별로였다고 했었으니깐.
내가 듣기에만 그렇게 좋게 들렸을 수도 있고.

나는 그저 부러웠다.
아빠한테도 저런 남매들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거 같고,
엄마의 남동생 들도 저렇게 단란하게 지내면 더 좋았을 텐데.
우리 가족도 물론 지금 행복하지만, 나한테 오빠도 있고 남동생도 있고 북적북적하면 아빠한테 남매가 없어도..
머 이런 생각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아쉬운게 4촌 이내의 식구이다.

1남4녀, 그리고 숙모, 조카
한차에 꼬깃꼬깃 끼어서 집에 가는 모습마저 참 좋아보였다.

이렇게 정신없이 3일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