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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공지영님의 책 속에서,, 그녀는 항상 아프고 힘들고 고민스러운 사람이었다. '나 너무 힘들어요~ 아파요~' 라고 하는 사람은 나한테 매력이 없는것 처럼, 그녀의 책 또한 내게 정말! 전혀! 매력 없었다. '수도원기행'은 읽기가 너무 너무 힘들기도 했다! (결국은 다 읽었다만..^^;)

그런데 이번 책은 참 좋아진다. 엄마는 강하다?! 힘들었던 시절을 통한 깨달음을 딸에게 조심스래 이야기 한다. 
내 경험에 엄마가 했던 이야기 (당시엔 잔소리였겠지만..) 를 생각하면 결국은 다 맞더라고.. 그녀도 그런 마음 아닐까 싶다..ㅎㅎ
나도 덕분에 맘이 참 편해졌다.. 좋은 선물 고맙습니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공지영 (오픈하우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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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사랑할까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의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만일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을 방해하고 너의 성장을 해치고 너의 일을 막는다면 그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의 노예로 들어가고 싶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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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호감을 갖고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는 다르다. 흔히 사람들은 부모나 형제를 사랑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흔히 있는 일이다. 호감과 사랑이 모두 중요하기는 하지만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정은 정적이지 않다. 우정은 마치 강물과 같아서 어떤 방향으로건 흐를 때만 의미가 있다. 언제나 발전하고 변화하고 넓어지고 새로운 경험을 흡수해야 한다. 누군가 말했듯이 잉글랜드 사람들은 친구가 아니라 무엇인가에 대한 친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친구는 결코 배타적인 소유물이 될 수가 없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친구를 나누거나 잃는 일임을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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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등산과 같고 친구는 그 등산길의 동료와 같다고 말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그렇게 많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들 가 버렸는지 올라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지고 그리고 외로워진다는 것을 말이야. 설사 누군가를 만나 함께 걸을 수는 있지만 때로는 운이 좋아 정상까지 함께 갈 수도 있지만 대개는 갈림길에서 헤어지거나, 각자가 걷는 속도에 따라 만나고 또 헤어지고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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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 멸시까지 당하는 것을 볼 때, 아직도 변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가려고 하니까 더 열렬해지는 나를 두고 사랑이 저 혼자 가 버릴 때, 말도 안되는 봉변을 당하게 해 놓고 더 큰소리치는 상대방을 볼 때 '쿨'한 사람이란 뇌에 약간의 손상을 입었거나 심리학적이고 정신병리학적 문제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뿐이라는 것을 엄마는 알게 된 것이지.
그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것, 소위 쿨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글을 쓸 때에도 어쩌면 그게 더 쉽고, 머랄까 문학적으로 더 멋있게 꾸미기도 좋아.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인생은 상처는 받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를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더욱 황당한 것은 상처는 후회도 해 보고 반항도 해 보고 나면 그 후에 무언가를 극복도 해 볼 수 있지만 후회할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의 공허는 후회조차 할 수 없어서 쿨(cool)하다 못해 서늘(chill)해져 버린다는 거지. 네가 할머니가 외었을 때 길을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네 인생 전체가 쿨하다 못해 텅 빈 채로 '서느을'하다고 생각을 해 봐. 네가 엄마 앞에서 '으악'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구나. 그래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야. 그건 분명 상처는 아니지만 그건 공포라고, 엽기라고, 말이다.
상처는 분명 아픈 것이지만 오직 상처받지 않기위해 세상을 냉랭하게 살아간다면 네 인생의 주인 자리를 '상처'라는 자에게 몽땅 내주는 거니까 말이다. 상처가 네 속에 있는 건 하는 수 없지만, 네가 상처 뒤에 숨서서는 안 되는 거잖아.

자, 어쨋던 오늘도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