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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가는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어느해 휴가보다 더 힘들었고 고생을 했다. 
언젠가 한번 해봐야지,, 라고 생각했던 일 중에서 정말 내가 할 수 없을 줄 알았던 일. 지리산 종주.

지리산이라는 장소가 주는 특별함보다는, 종주를 하는 동안의 극한 상황이 주는 깨달음(?)이 더 큰 것 같다.

예를 들면.. 
진짜 힘들고 아파 죽겠는데 돌아갈 수 없는 상황.
나도 힘든데 짐은 줄지 않는 상황. 일행이 괴로운 상황.
일정 내내 비누를 쓸 수 없고, 화장실가서 시원하게 물 내릴 수 없는 상황;;;

흐흐..
이런 상황들이 다 짜증을 불러오는 것들이어서, 사실 난 지리산에서 맑은 정신이 아니었다.
이 정도 힘든 상황에서 여유를 찾기에도 아직 난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 

솔직히 완주 하고 나서도 기분이 묘했다.
정말 신나고 뿌듯할 줄 알았는데, 허전하고 아쉽고 속상하기도 했다.
이상하게 일정 내내 나한테 부족한 점이 참 많이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산에서 道를 닦는 다는 것인가?

어짜피 여행인데 즐거워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왜 즐거움만 있겠나.
아쉬움, 부족함을 보고 느끼는 것도 여행이 주는 새로움이 있는 것이겠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 지는 거보니 이번 여행도 참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노고단에서는 맑음.